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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출판사

   탑의 연가
 
   저자/역자 : 이연주/작가
   출판일 : 2016.09
   페이지 : 432 ISBN : 9788985622943
   판형 : 신국판  
   정가 : 15,000원
 
해당도서 분류바로가기 : 소설,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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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 소설은 저자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들은 짤막한 이야기에 소설적 상상력을 덧붙여 완성한 장편이다.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은 경북 청송의 (흰소목장)이라는 가상공간. 금슬 좋기로 소문난 목장 부부가 부부 싸움 끝에 생별하자 목장주가 젖소를 처분하고 그 자리에 탑을 쌓는다. 목장 부부의 불행이 연리목의 저주 때문이라 생각한 마을 사람들은 목장주가 부인과의 재회를 위해 연리목 대신 연리탑을 쌓고 있다고 믿고 있다. 원래 목장이 있던 자리에 소나무 연리목이 있었는데, 목장을 개간하면서 다른 곳으로 옮긴 그 나무가 그 무렵에 그만 고사했기 때문이다. 목장주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37년 동안 탑만 쌓다가 세상을 뜬다. 여기까지가 역사적 사실이다.

그 후 어떤 계기로 르포작가가가 그곳을 방문한다. 그녀는 탑을 소재로 르포를 쓰기 위해 취재하던 중 뜻밖에도 탑 속에 숨어 있는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한다. 그녀는 여러 가지 정황적 증거를 근거로 목장주가 쌓은 탑은 부인과의 재회를 위한 연리탑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 위한 참회탑이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지금은 운명이 목장주와 닮은꼴인 전직 교수 출신의 사내가 대를 이어 12년째 그 탑을 쌓고 있다. 탑이 언제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소설은 묻고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과연 진실인가?


목차

서장 그녀를 위하여 6



제1장 동행 13

제2장 보물 91

제3장 회한 147

제4장 비밀 225

제5장 진실 329



종장 그녀와 꿈꾸며 420

작가의 말 426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1년 “대구 매일신문”신춘문예에 당선하고, 1993년 “현대문학”에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대구소설가협회장과 정화중, 정화여자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대구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그리운 우물’ 이 있고, 현재 대경스토리텔링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평

탑 속에 숨어 있는 충격적 진실, 허망한 욕망이 낳은 비극



이 소설은 작가 고악락이 신문기사를 보고 찾아간 ‘흰소목장’에서 예비 작가 조설경을 만나 그녀의 부탁으로 읽게 된 그녀의 소설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형식의 액자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문학자이자 대학교수인 진형준은 모스크바대학교에서 열린 바흐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했다가 귀국하자마자 장인의 부탁을 받고 경북 청송군 고설면 늘뫼에 있는 ‘흰소목장’을 찾아간다. 목장행에는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 만난 르포작가 강혜진과 함께한다. 목장에는 뜻밖에도 수백 기의 돌탑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음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목장의 여인(채원)이 20년 전에 가출한 처형임을 확인한 형준은 그 사실을 장인에게 보고한다. 그때부터 그녀가 왜 그곳에 사는지 알아보고자 가족들의 노력이 시작된다. 노력 끝에 이곳이 연인 장성동의 집이고 그가 오래 전에 자살했는데, 그의 유서를 전해 주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머물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차츰 목장주 부부의 정체성과 탑의 내력도 밝혀진다. 백정 출신의 목장주는 부친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운암서당에 입학한다. 어느 날 스승의 손녀 희원 아가씨를 보고 그는 한 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신분의 차이로 마음으로만 흠모하던 중, 혼례를 앞두고 희원 아가씨가 겁탈을 당하는 끔찍한 불상사가 발생한다. 그 충격으로 아가씨가 목매 자살을 시도한다. 이 사실을 목격한 목장주가 목숨을 구해 주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우여곡절 끝에 함께 이곳으로 흘러들어 마침내 부부의 연을 맺는다. 장성동은 그때 겁탈로 잉태한 아이다.

그 후 금슬 좋기로 소문난 목장주 부부는 갑작스런 생별의 아픔을 겪는다. 그때부터 목장주가 젖소를 처분하고 그 자리에 돌탑을 쌓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목장주가 부인과의 재회를 위해 연리탑을 쌓고 있다고 믿고 있다. 원래 목장이 있던 그 자리에 소나무 연리목이 있었는데, 목장을 개간하면서 다른 곳으로 캐다 옮긴 그 나무가 그 무렵에 죽어 저주를 받았다는 것이다. 목장주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작고한다.

한편, 르포작가 강혜진은 탑을 소재로 르포를 쓰기 위해 자주 목장을 방문한다. 그러다가 탑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비밀을 발견한다. 탑에는 한 개의 비밀의 문이 있고, 그 속에 목장주가 부인을 향해 쓴 두루마리 연서가 숨어 있다. 그리고 탑 속에 숨어 있던 향나무 함을 통해 목장주가 주먹구구식으로 탑을 쌓은 게 아니라 부인의 해바라기 자수품을 본으로 하여 해바라기 모양의 돌탑을 쌓고 있었음도 밝혀진다. 그 자수품은 목장주가 6.25때 강제 징집되어 참전한 일이 있는데, 그때 지아비의 무사생환을 축원하며 지극정성으로 수놓은 것 중의 하나다. 뒤 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채원은 죽기 전날 밤, 목장주가 자신에게 이 사실을 얘기해 준 까닭이 바로 이 연리탑을 완성해 달라는 뜻임을 깨닫고 자신이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지만 난소암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한다.

채원은 화장되어 목장주의 발치에 묻히고 삼우제 때 그녀의 새로운 노트가 발견된다. 형준은 그 노트를 읽고 큰 충격에 빠진다. 대학 시절 처형이 당한 폭력 상황이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그것과 판박이처럼 똑같았기 때문이다. 형준은 그 충격으로 억병의 술을 마시고 첫사랑 혜숙을 찾아가 과거를 고백하며 괴로워한다. 다음날 형준은 뒤늦게나마 사과하고 싶어 처형의 무덤을 찾는다. 거기서 르포작가를 다시 만난다. 그녀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목장주가 처형을 연모한 사실과 과거 희원 아가씨를 겁탈한 사내가 바로 목장주 자신이었고, 그 사실이 밝혀져 생이별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르포작가는 그런 정황들을 근거로 탑의 성격을 연리탑이 아니라 참회탑이라 규정한다. 그날 밤 형준은 목장행을 결심한다.

형준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사장에게 사표를 제출한다. 자신의 과거를 다소나마 속죄하는 길은 처형이 소망했던 탑을 완성하는 길뿐임을 깨달은 형준은 아내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뒤, 탑이 완성되면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밝히고 흰소목장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12년째 탑을 쌓고 있다.





추천평



작가 이연주는 그동안 우리 고유어를 잘 살린 단아한 문체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리 현상, 가족 구성간의 갈등, 옛 전통이 사라져가는 농촌문제를 주로 다룬 단편소설을 많이 발표해 왔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탑의 연가”는 좀더 확장된 그의 세계관과 삶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경북 청송의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여전히 쌓기가 진행 중인 탑을 통해 허망한 욕망이 낳은 폭력의 비극성과 극적 반전을 통한 탑의 정체성을 예리한 시각으로 규명하는 솜씨가 작가의 연륜을 짐작케 한다. 작품 속에 숨겨놓은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작가가 서두에 러시아 비평가 ‘바흐친’을 언급하고 말미에 중국고전 ‘홍루몽’과 르네상스 시대 고전 ‘가르강튀아’를 끌어들인 의도를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더불어 문장 속에 심심찮게 녹아 있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음미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줄 것이다.

김원일(소설가,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탑의 연가”는 여러 층의 이야기가 의도된 구조 속에 응축되어 있다. 심층부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목장주의 삶, 여자 주인공(설채원)의 삶, 남자 주인공(진형준)의 삶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전달하는 형식도 이색적이다. 우연한 기회에 탑의 현장을 찾게 된 르포작가로 추정되는 예비 작가(조설경)가 르포 대신 쓴 소설을, 작가인 나(고악락)가 어떤 계기로 읽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형식의 액자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탑의 연가”는 단순구성으로 서술한 여느 소설과는 달리 꼼꼼히 읽어야 제 맛이 난다. 잘 조직된 플롯과 고유어를 적절히 살린 절제되고 정확한 문장도 음미해 볼만하지만,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이야기의 밀도를 더하고 마지막에 가서 드러나는 반전이 충격적이라 경이롭다.

신재기(문학평론가, 경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