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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출판사

   살고 싶은 남자, 살고 싶은 여자
 
   저자/역자 : 배경열(한국싸이버대 교수)
   출판일 : 2006.01
   페이지 : 272 ISBN : 8562255203810
   판형 : 신국판  
   정가 : 10,000원
 
 
해당도서 분류바로가기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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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배경열 장편소설



♡♥‘이사 온지 나흘,’♥♡

아파트 단지를 몇 차례나 돌았는지 모른다. 이제야 조악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간 화단이 시선에 들어왔고, 아파트와는 별개의 이미지였을 곳곳의 붉은색 벽돌로 화단을 조형해준 것들이 숨통을 트여준다.

그날 밤, 인애는 정민이 집으로 돌아간 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인애는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서 정민을 생각했다. 정민은 참으로 멋있는 사람이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히 대하며, 이해심이 많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다. 인애는 하루가 다르게 정민에게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지난 한 달은 인애에게 멋진 시간들이었다. 첫 키스를 한 날 이후로 어색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가 다시 키스하려고 하지 않아 마음도 편안해졌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도 너무 좋았다. 직장도 맘에 들었고, 새로 사귄 친구들과 강아지, 집도 모두 맘에 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누구에게도 터치 받지 않는 자신의 삶이었다.

인애는 안정감을 느꼈다. 여기에서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정민의 마음을 알고도 저런 식으로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인애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막고 싶었다. 인력으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시간만 흐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애는 결정해야만 했다. 정민에게 괜한 시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하던가 아니면 두려움을 이겨내고 정민을 잡아야만 했다. 인애는 정민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는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와 사랑을 나누고 사랑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려 해도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 정민과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면 그의 손아귀 안에 놓일 것 같았다. 때문에 다시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다음 문제는 섹스였다. 인애에게 남자는 철진이 전부였다. 두 사람 사이의 섹스는 항상 일방적이었다. 인애는 그런 그와의 섹스에 실망을 했지만 철진이 이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려고 애를 썼다. 사실 오르가즘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것은 또 다른 두려움을 야기했다. 자신이 성적 불감증 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인애는 정민을 실망시키면 어쩌나? 그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더욱 정민에게 다가 갈 수가 없었다. 인애는 주변에 이런 문제를 상의할 사람이 있었으면 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정사 문제의 대한 무지와 미숙함이 들통날까봐 겁났다.



배 경 열 약력



1965년 전남 순천 출생.

서울대학교 국문과 동대학원 문학박사

서울대학교 인문대연구소 특별연구원

동신대학교, 순천대학교, 광주여자대학교, 출강

현재 한국싸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부장

수상및 작품으로

『현대문학』평론부문 신인상(1996)』,

『문학과 창작』소설부문 신인상(2000),

『인터넷 문학상』, 『크리스챤 문학상』,

『에피포도 문학상(미국)』, 『솟대 문학상」을 수상 했으며,

창작집 「사랑의 노을빛」, 「남겨진 흔적」, 「산 넘어 저쪽」,

「배경열 단편집」, 「갈대」 등이 있고,

「월간문학」, 「한국소설」,등에 소설 40여 편을 발표 했다.




서평

저자의 제자, 전니나 (자유기고가)

한우물만 바라보기 하실 줄 알았던 분, 외길 만 가실 줄 알았던 분, 그 분 속의 마음속에아우성 치는 함성을 엿듣고 말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치 않은 질곡의 아픔을 ‘외길’, ‘외눈박이’ 같은 그 분이 평범한 글을 통해 자아를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수업에 따른 학과에만 열중하던 그가 조미료 없이 멸치국물 맛을 고집할 것 같은 어찌 보면 ‘순진무구’로 하극상으로 표현으로 하고픈 그 분의 글이 밋밋하면서도 일상의 통찰로 보여지게 했다.

한 권의 책이 아닌 주변에 있을 법한 논픽션을 분명한 픽션화 한 것이다. 소설 같지 않은 일상, 그것이 우리들이 보는 소설의 잣대가 아닐까,

실제 그분의 수업을 대하면서 배웠던 잔잔한 파문의 잠재 속의 일어나고픈 궐기 같은 함성, 그것은 마음 에서 울리는 함성을 외포하고픈 그 분의 또 하나의 목소리인 것이다.



인애라는 여성을 통해, 평범하면서 자신이 믿는 잣대로 보는 관점으로 나약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여성상으로 표출하였고, 사랑이라는 이름을 걸고 집착과 병적인 증세로 타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고통을 준 피의자가 된 철진의 대명사도 나또한 모르고 저지르는 현세인의 변명을 대변하는 남성상은 아닐까.

그러나 정민이란 3자의 객관성을 통해 문제의 답을 적어가듯 나약함을 표면화시켰던 인애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사랑의 정통한 답을 직시하도록 제시하였고 잘못에 대한 죄 값을 한 방의 매운 주먹처럼 날려버릴 수 있는 카타르시스로 대신할 철진과 정민의 사소한 티격태격 또한 인간적인 해결로 다루었다.



문학상들의 수장작품처럼 난해하지 않았고 복선의 좌충우돌의 현란함도 없었다.

앞서 말했듯 한편의 책이 아닌 내 이웃의 있을 법한 나약한 나의 여성상의 내성을 나와 상대하는 백기사를 바라는 정민의 남성상을 피의자로만 비치는 철진의 악역의 삼각구조를 통해 인생의 단순한 A < B < C를 나열하면서 부분과 합, 정과 반 등이 결국 내 속에서 정의 내려야할 마음속에 울리는 소리에 귀기울여야할 문제를 스스로 제시하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