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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출판사

   그리움을 하늘로
 
   저자/역자 : 권명애
   출판일 : 2003.12
   페이지 : 334 ISBN : 8985622404
   판형 : 신국판  
   정가 : 9,000원
 
 
해당도서 분류바로가기 : 소설,비소설,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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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김하기(소설가, 창신대 겸임교수)

권명애 씨는 나이가 연배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배운 제자이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그녀의 유토피아였다. 나는 한 인간의 삶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아름다운 산골 작은 마을은 내 어린 시절의 나의 궁정이었다. 사방으로 둘러싸인 나지막한 산들은 우리 집을 다정하게 굽어보고, 봄이면 진달래가 꽃을 피워 올리는 이 산골 마을은 내 어린 세계의 전부였고 어린 나에게는 더 할 수 없이 아름다운 동산이었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반짝이는 봄 햇살을 따라 오솔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 마을의 유일한 건물이 어린아이들의 전당인 초등학교가 산속에 포근히 안겨 있고 그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집이 이 학교의 사택인 우리 집이었다. 아버지께선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 이셨다. 

이러한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아빠와 두 오빠의 죽음으로 졸지에 천길 벼랑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갑자기 거리로 내몰린 여덟 식구의 가장인 된 그녀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교육청 타이피스트로 들어가 십여년동안 오로지 가정의 생계를 위해 헌신하게 된다.

그러다 뒤늦게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목사님을 만나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간다. 그녀에게 목사님과의 만남은 어린 시절의 유토피아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유토피아란 존재하지 않으며 늘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 달콤한 가정의 행복도 잠시, 그녀는 사랑하고 존경하던 그 목사님을 바로 눈앞에서 교통사고로 잃고 마는 기막힌 운명을 겪는다. 문제는 그녀가 목사님의 죽음을 도무지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아 - 그와 내가 함께 숨쉬던 동대구 역 

어쩌다 그가 출장을 가시는 날엔

난 으레 그의 가방을 들고 따라 나오면

그가 개찰을 하고도 한쪽에 비껴 나와서

손을 꼭 잡아 주고 가시던 당신, 

내게 그 많은 것을 안겨주고 당신은 어디로 숨어 버렸나요? 

이젠 나타나 주세요. 

당신의 아내가 이렇게 목매이게 찾고 있잖아요. 



임마(권명애씨)’는 ‘덩거리(목사님)’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하나님께 다시 남편을 돌려달라고 떼를 쓴다. 기독교의 교리에 위배되는 이 같은 환생에 집착하는 한 목사 사모님의 절규에 같은 크리스천인 나는 상당히 쇼크를 받았다.

그리고 목사 사모님이었던 그녀가 하나님을 원망하며 술을 마시고 열차에서 구토를 하고 무의식속에 빠지는 대목에서 진실한 절망마저 느꼈다. 과연 그런 기구한 운명의 낙차 앞에선 나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잊기 위해 술, 피아노, 친구, 공부 등에 의존해보지만 죽음의 충격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다. 결국 남편의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문학, 즉 글쓰기밖에 없었다. 글쓰기는 그녀에게 목사님과의 만남이었고 절망과 허탈의 치유였고 새로운 삶의 출구였다. 과연 글쓰기가 없었다면 오늘날 그녀가 존재했겠는가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험난한 역정을 글쓰기로 이겨낸 권명애 씨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제 그녀가 『그리움을 하늘로』란 책을 엮어내어 뒤늦게나마 문학으로 승화시켰으니 목사님을 하늘로 보내시고 새롭게 문학의 길에 매진하여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