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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344 조회수 1385
작성자 대구일보 /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작성일 2016.09.30
제목 역사적 사실들은 과연 진실인가

대구일보 문화 2016년 9월 29일
경북 청송의 ‘흰소목장’ 수십 년간 쌓아 온 탑 그 속에 감춰진 이야기
2016.09.29

이연주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 ‘탑의 연가’를 출간했다.
그는 소설을 통해 ‘우리가 믿는 역사적 사실들은 과연 진실인가’에 대해 묻는다.
김정목 기자
이연주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 ‘탑의 연가’를 출간했다.
그는 소설을 통해 ‘우리가 믿는 역사적 사실들은 과연 진실인가’에 대해 묻는다.
김정목 기자

“그 망막함이란 오직 감각에만 의지한 채 칠흑의 준령을 허위넘는 것에 비견할 만하다.
주위에서는 별 소득도 없는 그런 짓을 왜 하느냐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도 있다.”
그는 자신의 글쓰기 작업을 마치 호미나 괭이 같은 재래식 도구로 한심하게 땅굴을 파는 작업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이연주 소설가의 대답은 늘 한결같다.
“할 수 있는 재주라곤 그것뿐이고 그래도 그 작업을 하고 있을 때가 괴롭지만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하다.
그리고 굳이 변명하자면, 거기 산이 있어 산을 오르듯 거기 소설이 있어 그저 쓰고 있을 뿐이다.”
지역 출신 이연주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탑의 연가’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저자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들은 짤막한 이야기에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완성됐다.
1940년 후반에서 현재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았으며 경북 청송의 ‘흰소목장’이라는 가상공간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금슬 좋기로 소문난 목장 부부가 부부 싸움 끝에 생별하자, 목장주가 젖소를 처분하고 그 자리에 탑을 쌓는다.
목장 부부의 불행이 연리목의 저주 때문이라 생각한 마을 사람들은 목장주가 부인과의 재회를 위해 연리목 대신 연리탑을 쌓고 있다고 믿고 있다.
원래 목장이 있던 자리에 소나무 연리목이 있었는데, 목장을 개간하면서 다른 곳으로 옮긴 그 나무가 그 무렵에 그만 고사했기 때문이다.
목장주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37년 동안 탑만 쌓다가 세상을 뜬다.
여기까지가 역사적 사실이다.

그 후 어떤 계기로 르포작가가 그곳을 방문한다.
그녀는 탑을 소재로 르포를 쓰기 위해 취재하던 중 뜻밖에도 탑 속에 숨어 있는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한다.
그녀는 여러 가지 정황적 증거를 근거로 목장주가 쌓은 탑은 부인과의 재회를 위한 연리탑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 위한 참회탑이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지금은 운명이 목장주와 닮은꼴인 전직 교수 출신의 사내가 대를 이어 12년째 그 탑을 쌓고 있다.
탑이 언제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설은 묻는다.
‘우리가 믿는 역사적 사실들은 과연 진실인가.’
김원일 소설가는 추천 평을 통해 “이연주 소설가는 그간 우리 고유어를 잘 살린 단아한 문체로 우리 사회가 안은 병리 현상, 가족 구성 간의 갈등, 옛 전통이 사라져가는 농촌문제를 주로 다룬 단편소설을 발표해 왔다.
여전히 쌓기가 진행 중인 탑을 통해 허망한 욕망이 낳은 폭력의 비극성과 극적 반전을 통한 탑의 정체성을 예리한 시각으로 규명하는 솜씨가 작가의 연륜을 짐작하게 한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신재기 경일대학교 교수는 “탑의 연가는 꼼꼼히 읽어야 제 맛이 난다.
잘 조직된 플롯과 고유어를 적절히 살린 절제되고 정확한 문장도 음미해 볼만하지만,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이야기의 밀도를 더하고 마지막에 가서 드러나는 반전이 충격적이라 경이롭다”고 평했다.

한편 이연주 소설가는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1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 1993년 ‘현대문학’에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현재 대경스토리텔링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구소설가협회장과 정화중학교, 정화여자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2014년 대구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그리운 우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