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비소설 시집 경영|학술 아동학습 건강|종교 신간목록
입금계좌번호
국민은행 814-01-0408972
뿌리출판사

 

  - 뿌리 출판사의 독자게시판입니다
- 해당 게시판의 글읽기는 누구나 가능하지만 글을 쓰거나 메모를
  남기기 위해서는 로그인(회원가입)을 하셔야 합니다.
 
  - 비 적절한 내용(욕설, 비방, 상업적 목적등)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내용보기] 목록보기 답변하기 수정하기 삭제하기
번호 17 조회수 2226
작성자 강희근(평론가, 경상대학교 교수) (rhwwl@hanmail.net) 작성일 2002.06.03
제목 마른대궁

박주원의 단편에는 픽션의 미학을 나름대로 구축해 놓고 있다.
물론 그의 미학이 기존의 서사성을 깨는 실험적 전략에 닿아 있거나
그만의 어떤 장르상의 흔들기와 무관하지 않는 등의 파격과는
거리가 있다.
그의 소설들은 단아하다. 극적 결말이 단면을 완성하는 기법으로
살아있고, 토속적인 어휘 활용으로 픽션으로서의 리얼리티를 살려
내고 있으며, 지문과 대화라는 소설문장의 정석을 흔들어 완만하거나
평면적인 제재에다 일정한 몫의 긴장을 부여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로는 이런 측면에서 잘 읽히는 것으로 "삭풍", "동반과 배반",
"풍매화", "마른대궁", "판구" 등을 들고 싶다.
특히 "마른대궁"은 시원시원한 문장에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심리
상태 묘사가 적확하다. 흠결이 없는 리얼리티, 공감의 폭이 넒은
보편성이라는 차원에서 그러하다.
이제 작가는 작가의식의 치열성이라는 새로운 지평에 서 있다.
단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그것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지만 시대
를 뚫고 인간 실존의 땀 흐르는 상황의 복판을 가로지르려는 인류
의 고뇌는 우리의 서사적 이상을 향해 계속 채찍질 해주고 있기 때
문이다.
작가는 거기에 호응하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 박주원은 지금 그런
사명 안으로 발을 성큼 들여놓고 있다.